[그림1] 중국 3인방
휴대폰 시장 내 입지
Source : Gartner(2013), 물량 기준(Sell-through)1.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ODM에서 브랜드 사업자로 거듭나려는 화웨이
최근 자국 시장(Home Ground)의 이점 및 제조의 기본기가 탄탄해진 덕분에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받는 제조사는 ZTE, 화웨이, 레노버 등 3인방이다. 현재 ZTE가 글로벌 기준 가장 높은 순위<[그림1]참조>에 자리잡고 있지만, 사실 더 위협적인 기업들은 화웨이와 레노버다. 그 이유로 화웨이와 레노버 두 제조사 모두 다른 산업에서 1~2위를 해 본 경험이 있으며, 그 성공 경험을 휴대폰 사업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애플과 삼성 외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의 경우 Top3 및 흑자 등 생존에 목을 메고 있는 반면, 화웨이와 레노버는 생존보다는 현재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한 투자를 하는 등 No.1을 꿈꾸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우선 화웨이는 통신 장비 사업에서 에릭슨과 함께 1 ~ 2위 경쟁을 하고 있다. 예전까지 통신 장비 사업이 중심이었으며 휴대폰 사업은 통신 사업자들에게 장비를 납품하면서 이들의 요구에 맞춰 번들(Bundle)로 통신 장비 사업을 보완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화웨이에게 휴대폰 사업은 기존 기업재 사업(B2B)을 넘어 소비재 사업(B2C)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수단인 동시에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즉, 화웨이는 지금까지의 ODM 기업에서 벗어나 진정한 브랜드 사업가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서 화웨이는 2011년 전체 휴대폰의 80% 비중을 차지하였던 통신사업자향 ODM을 2012년 15%까지 낮웠다. 그리고 2012년 화웨이는 저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걷어냈다.
또 화웨이의 스마트폰 브랜드 전략은 저가 이미지가 강한 “화웨이”라는 기업 브랜드보다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센드(Ascend)를 중심으로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 향후 아센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화웨이 기업 브랜드를 지원(Endorsing)하며 동시에 두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도록 하는 쌍끌이 전략으로 생각된다. 또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영국 프리미어리그팀인 첼시를 후원하는 것처럼 스페인의 명문 구단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팀을 후원하는 등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며 제품 및 기업 브랜드력을 높이려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또 중국 내 스마트폰 브랜드력 향상을 위해 지금까지와 달리 중국 내 자체 휴대폰 유통망을 세우고 직접 광고를 하는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그림2] 화웨이의 스포츠 마케팅

둘째 레노버는 PC시장에서 HP와 함께 1~2위를 경쟁하고 있으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2년 2위를 하며 주목받고 있다. 우선 레노버의 PC 사업을 들여다 보면, 레노버는 2005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하며 글로벌 PC 제조사로 등극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최근 해외 PC 제조사를 인수하며 해외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레노버의 실상은 지역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보면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이 중국 중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레노버는 중국 내 1위 PC 제조사라는 브랜드력 및 도시에서 시골에 이르는 유통력 등을 장점으로 활용하여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향후 이러한 자산을 지속적으로 활용,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화웨이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통신 장비 사업을 통해 얻은 통신 사업자와의 관계 등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며, 가장 큰 시장인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자국 시장의 이점을 활용하며 빠르게 브랜드력과 유통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레노버는 중국 PC 사업의 자산, 즉 브랜드력과 유통력을 활용하며 개방형 유통시장인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관점에서 ZTE는 이들에 비해 여전히 통신 사업자에게 ODM 성격으로 휴대폰 사업을 계속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ZTE는 통신사업자의 요구에 맞추다 보니 화웨이와 레노버에 비해서 스마트폰 비중이 낮다.
2. 틈새 사업자를 벗어날 수 있는 Sponsor 및 자원이 필요한 HTC
스마트폰 시장 초기 단계에 HTC는 구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을 처음 개발,제조하며 애플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HTC는 애플처럼 주류 사업자로 성장하지 못하고 틈새 사업자로 여전히 남아 있다.HTC는 원래 출발이 통신사업자 중심의 ODM 스마트폰 제조사였지만, 이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 사업자 및 주류(Major) 제조사가 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었다. 첫째 HTC는 1997년 설립된 이후 줄곧 ODM 사업만 했었지만, 2007년부터 HTC 브랜드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100% 자사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둘째 HTC는 예전에 인수했던 도포드(Dopod) 브랜드와 유통망을 HTC로 통합하며 대대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 했으나, 애플과 삼성에 밀려 중국 시장을 아우르기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으로 SCM,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역량을 높이려 확보했던 소니에릭슨 인력들의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 소니에릭슨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소니 인력과 에릭슨 인력들의 사내 갈등이 HTC 내부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HTC의 제품력과 15년을 넘도록 스마트폰 사업을 해 왔던 피터 초우(Peter Chou)의 휴대폰 사업에 대한 식견과 최근 선보인 HTC one을 볼 때 HTC가 저력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원이 없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3 화웨이가 HTC를 M&A 한다면
이런 측면에서 만약 화웨이가 HTC를 끌어안고 잘 조율한다면, 화웨이와 HTC 모두 Win-Win할 것 같다. 화웨이는 HTC의 상품 기획력, 우수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력을 얻을 수 있고, HTC가 가진 도포드(Dopod) 유통망을 확보하여 화웨이 자체 유통망 구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HTC는 화웨이가 가진 글로벌 통신사업자와의 관계, 화웨이의 글로벌 입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HTC가 최근에 출시한 HTC one이 화웨이의 브랜드로 팔린다면 단 한번으로 그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화웨이가 꿈꾸는 브랜드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과거 애니콜 이라는 휴대폰 브랜드가 삼성전자의 브랜드에 가치를 더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레노버가 HTC를 끌어안아도 분명 양사에 이점(Benefit)이 있겠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저가 이미지를 씻어내기에는 화웨이와 HTC의 결합의 파급력이 더 큰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 HTC는 모두 글로벌 사업자였으며,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으로부터 사업을 출발했기 때문에 문화적인 괴리감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또 화웨이는 하이실리콘이라는 반도체 팹리스 관계사의 칩셋을 자사 프리미엄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HTC가 이미 보유한 ‘AP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은 화웨이 스마트폰 및 칩셋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화웨이와 HTC가 같은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화웨이가 HTC를 끌어안는다면, 휴대폰 산업에 15년 이상 사업을 해왔던 HTC 피터초우가 휴대폰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조건에서 앞서 밝힌 HTC의 이점을 화웨이가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대신 화웨이가 SCM 및 유통 부분에 대해서 지원을 한다면 이들 조합은 정말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