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산업의 제 4차 혁명, IoT

[그림2] ICT산업 혁명 추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우리 옛 속담이 있다. 변화가 빠른 ICT 산업은 그 속도도 더 빠를 것 같지만, 이 속담이 ICT 산업에도 잘 적용되는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 중요한 이벤트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림1]처럼 ICT 산업 전체의 흐름을 바꾼 변곡점들을 정리해 보면 10년 주기로 새로운 혁신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는 PC, 1990년대는 웹/인터넷, 2000년대는 스마트폰 등이 ICT 산업의 큰 변곡점이 되어 우리들의 삶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림1] ICT산업의 1 ~ 3차 혁명 예시 


 ICT 산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이하 PC)의 의미있는 시작 시점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Ⅱ를 만든 1977년으로 볼 수 있다. 애플Ⅱ 이전에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컴퓨터를 처음으로 만든 IBM도 애플에 자극받아, 애플Ⅱ 출시 4년뒤인 1981년 IBM의 첫 개인용 컴퓨터(PC)를 출시했다. 이어 IBM은 애플과의 시장 표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컴팩(Compaq), HP 등에게 IBM호환 PC를 제조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PC 산업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한 시점은 PC시장의 빠른 확대 속에서 IBM호환 PC제조사들이 IBM을 넘어 시장을 장악한 1986 ~ 1987년이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IBM만으로 시장을 충족시킬 수 없을 만큼 충분히 PC 시장 수요가 성장했으며, IBM호환 PC들의 다양한 기능과 가격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ICT 산업의 2차 혁명이라 볼 수 있는 웹/인터넷의 의미있는 등장 시점은 인터넷 프로토콜인 TCP/IP가 표준화가 된 1982년이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인터넷이 그물망(Network)처럼 연결될 수 있는 이유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신망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규칙(표준)이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웹/인터넷이 실질적으로 주류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네츠케이프 웹 브라우저가 출시되고 인터넷 포털의 선구자였던 야후가 서비스를 시작한 1994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변화가 ICT 산업 3차 혁명의 산물이다. 스마트폰의 의미 있는 시작 시점은 그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팜PDA(Personal Digital Assitant)가 나온 1996년이라 볼 수 있다. 팜PDA는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에게 손바닥 크기의 모바일 컴퓨팅 기기에 대한 필요성을 각인 시켰으며 동시에 3RD 개발사들이 팜PDA를 위한 앱을 개발하는 등 현재 스마트폰의 개념이 나타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한 시점은 애플이 혁신적인 UI(User Interface)를 담은 아이폰을 출시한 2007년으로 볼 수 있다. 아이폰으로 인해 IT기기에 친숙하지 않았던 아이부터 여성 및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2010년대 중반 이후에 또 다시 ICT 산업을 흔들어 놓을 4차 혁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4차 혁명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본 보고서는 현재 상황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ICT 산업의 4차 혁명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ICT산업 4차 혁명의 화두는 무엇일까?

 ICT 산업 4차 혁명의 모습은 지금까지 ICT 산업에서 벌어졌던 1차 ~ 3차까지의 유형을 통해 예측[1]할 수 있다. [그림2]처럼 지금까지의 ICT 산업 혁명의 추이를 볼 때, ICT 산업은 기기와 서비스가 주거니 받거니 서로가 다음 혁신의 기반이 되면서 성장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ICT 4차 혁명은 지금까지의 PC, 스마트폰을 넘어 더 다양한 기기들을 연결시키는 서비스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까지 많이 논의된 M2M(Machine to Machine), USN (Ubiquitous Sensor Network), IoT(Internet of Things)와 비슷하다. 이 중 M2M은 다양한 장치(Machine)들을 연결·제어하는 서비스이고, USN은 다양한 센서로 정보를 수집 및 제어하는 서비스로 특정 통신사업자 망에 종속적인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IoT는 M2M 또는 USN보다 개방적이며 다양한 기기를 웹/인터넷으로 연결하여 모니터링, 제어하는데 사용하는 서비스이다. 이 3가지 서비스 중에서는 제 4차 ICT 산업혁명은 현재로 봐서는 IoT의 모습 또는 파생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 ICT 산업 4차 혁명인 IoT는 어떤 형태로 전개될까?

 IoT 서비스가 제공되는 모습은 소비자 관점과 기기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소비자들은 IoT 기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둘째 IoT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기들은 어떤 모습일지가 중요한 분석의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가) 소비자들은 IoT 환경에서 어떻게 기기들을 사용할까?

 IoT 환경은 사용자와 다양한 기기들간의 네트워크로 봐야 한다. 이전에는 사용자와 기기가 1:1로 대부분 매칭되었기 때문에 사용자와 기기간 어떤 사용 행태를 가졌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IoT 환경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체는 사용자와 다양한 기기로 이뤄진 1:N 네트워크이며, 사용자군을 넓힌 IoT는 1:N 네트워크들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적인 구성체인 사용자가 다양한 기기를 어떤 행태(Behaviour)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 행태는 첫째 사용자들이 허브(Hub)를 통해 IoT에 접속할 것인지, 둘째 그렇지 않다면 다양한 기기(Things)들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 2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IoT 환경에서 소비자와 기기들간의 연결 형태를 추측할 수 있는 근거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 [그림2]에서 보듯이 이전의 ICT 혁신은 다음 혁신의 기반이 된다.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어 친숙한 스마트폰(태블릿PC 포함)이 사람과 IoT 환경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시키는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기에 대한 사람들의 행태는 다르다. 비슷한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TV와 스마트폰도 같은 거실 공간에서 사용될지라도 사용자들은 TV에 대해서 수동적(Lean Back),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능동적(Lean Forward) 사용 행태를 보인다. 셋째 다양한 기기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되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TV 시청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세컨드 스크린으로 활용하며, 관련 정보를 얻거나 제어 또는 인터넷 사용 매체로 사용하고 있다. 또 나이키 퓨어밴드네스트 자동온도 조절기 등을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제어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그림3] 중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허브로 사용해서 다양한 기기들을 접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림3] 사용자들의 IoT 환경 내 기기 사용 행태 


나) IoT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기들은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들은 모두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의 하드웨어 스펙과 OS를 가져야만 할지가 그 다음으로 궁금해진다. 앞서 [그림2]에서 모바일화로 웹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컴퓨팅 성능은 소형·저사양 기기로 확대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렇게 볼 때 IoT 기기들의 컴퓨팅 성능은 그 역할에 따라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 수준은 모든 기기가 스마트폰과 같은 OS를 탑재되여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연결·제어 수준의 앱만으로 가능할 것인지 또는 그 중간일지일지 결정되어야 한다. 

 만약 [그림4]의 「모든 기기의 스마트화」처럼 IoT를 구성하는 모든 기기들이 스마트폰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갖는 환경에서는 필요 이상(Overshooting)의 활용성 및 가격 등으로 적용 가능한 기기 범위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림4]의 「모든 기기의 Dumb화」처럼 모든 기기의 컴퓨팅 파워가 웹 서버를 통해 처리되고 기기들은 단순히 보여주는 화면 역할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금보다 더 폭증할 데이터 트래픽을 네트워크가 감당할 수가 없다. 그리고 사용자의 중요한 정보가 다른 사업자들의 손에 있다는 불안감 등 개인정보 보안 문제 등 다양한 기술적인 또는 문화적인 장벽들로 인해 「모든 기기의 Dumb화」는 현실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봤을 때 가장 합리적인 방향은 스마트기기와 일반 연결 기기(Connected Dumb device)간의 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조합이 불필요한 투자를 줄일 수 있으며, 더 다양한 기기들이 IoT에 접목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즉 활용성 및 가격 측면에서 본다면, 체온계, 자동온도장치 등이 그 기능을 하기 위해서 비싸고 커질 필요는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기 또는 IoT 네트워크의 허브가 스마트기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사용자들이 접할 환경(Context)이 다양할 것이며, 그 때마다 가장 적합한 앱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4] 기기들의 IoT 연결 구성 


※ HPAP : High Performance AP, LPAP : Low Performance AP, GPOS : General Purpose OS, RTOS : Real Time OS


3. IoT 변화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ICT 산업의 4차 혁명인 IoT가 변화시킬 우리의 삶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곳에서 그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수준으로 보여지는 것들은 네스트 자동온도 조절기처럼 외부에서 댁 내의 기기를 제어하는 서비스, 나이키 퓨어밴드 또는 킨사의 체온계 등 헬스케어 서비스,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처럼 색다른 시도 등에서 초기 단계의 서비스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 HTML5와 같은 웹 기술의 발전 움직임 속에서도 더 다양한 기기들을 접속 제어하려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전 혁신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고 IoT가 가져올 변화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2차 ICT 산업혁명인 웹/인터넷은 PC간의 연결을 통해 지역 또는 계층간에 존재했던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을 제거해줬다. 웹/인터넷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 온라인 금융, 이메일 등 정보라는 재화로 거래될 수 있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었다. 3차 ICT 산업혁명인 스마트폰은 PC를 떠나서도 웹/인터넷에 있는 정보 재화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줘 사용자들의 오프라인 움직임 제약을 없애 줬다. 덕분에 위치기반 등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 기반 그리고 다양한 기기들이 쉽게 접속할 수 있게 이동 통신망이 마련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4차 ICT 혁명인 IoT 세상이 다가오면 지금까지 온라인(소프트웨어·앱 )이 오프라인(하드웨어·실제 생활)을 대체한 것을 넘어, 하드웨어의 한계 또는 실제 생활의 상황 때문에 어려웠던 새로운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 및 킬러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5] ICT 혁신들이 가져온 혜택

[1] 트렌드 추정(Extrapolation of trends) : 현재까지의 패턴을 바탕으로 미래를 추정하는 기법. 이노베이션3.0(신동형, 송재용 공저),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