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 Cnet.com
2007년 애플 아이폰과 함께 시작된 스마트폰 OS 경쟁은 최근 들어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OS’ 중심으로 시장 표준화(Standard De Facto)가 잡혀가는 듯 하다. 하지만 네트워크 발전으로 기기들의 웹 접근성 확대, HTML5 등 웹 기술의 진화 그리고 애플과 구글의 갇힌(Silo) 생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니즈 등이 맞물려 새로운 모바일 OS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기존 스마트폰OS보다 좀 더 개방된 웹 중심으로 개발된 파이어폭스OS, 타이젠OS, 우분투OS 등이 새로운 모바일OS의 후보들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본 보고서는 이들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1. 웹 기술 발전이 모바일 OS 시장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제공
모바일 전문조사 기관인 비전모바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림1-1]처럼 앱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OS와 iOS를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OS로 생각하면서도 HTML과 같은 웹 기술을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웹이 특정 OS, 기기 및 서비스에 종속적이지 않는다는 장점과 향후 웹 접속 기기가 더 많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웹 기술로 앱을 개발하면 개발자는 지금처럼 같은 앱을 OS 별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복 개발 비용은 없애고 유통 기회는 더 넓힐 수 있다. 또 소비자는 앱과 OS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구매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고사양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전 등 저사양의 기기들도 웹에 접속하여 사용하는 환경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지원하려면 웹 기반의 새로운 모바일 OS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하지만 웹 기술이 스마트폰용OS를 대체할 만큼 기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다. 아직은 앱 실행·반응속도가 느리고 최신 OS와 기기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을 즉각 반영할 수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페이스북은 HTML5 중심으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려던 스파르탄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스마트폰 OS별로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웹 기술로 앱을 개발하려는 개발자들은 폰갭, 앱셀러레이터 등 하이브리드 앱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
[그림1-1] 앱 개발자들의 OS에 대한인식(Mindshare)

※ Source : Visionmobile(2013)
[그림1-2] HTML 기술 채택의 이유와 현재 기술적 제약

※ Source : Visionmobile(2013)
2. OS 제공사별 시장 입지에 따라 상이한 대응 수준
이런 웹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최근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 리눅스 재단의 타이젠OS의 활동이 가장 가시적인 것 같다. 우분투도 최근 스마트폰OS를 출시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받고 있다[1].우선 파이어폭스OS와 타이젠OS를 살펴보면 이들 모두 기술적으로 웹 기반 OS[2]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들의 시장 접근은 상반된다. 타이젠OS는 고가(High Tier) 스마트폰 시장, 파이어폭스OS는 중저가(Mid-Low Tier) 스마트폰 시장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표2-1] 타이젠OS vs. 파이어폭스OS
파이어폭스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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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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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시장(Mid-Low Ti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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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시장(High Ti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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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 재단, 텔레포니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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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리모 파운데이션
(삼성전자, NTT-Docomo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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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파이어폭스OS는 성장 시장인 이머징 마켓, 중저가 시장을 대상으로 공략
파이어폭스OS가 목표시장을 중저가 시장으로 하는 배경에는 현재 웹 기술이 갖는 기술적 한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주요 이해 관계자들의 의지와 역량이 있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HTML5 등 최신 웹 기술이 기존 스마트폰OS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각광 받고 있지만, [그림1-2]처럼 아직 그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시장 관점에서 보면 선진 시장은 스마트폰 침투율이 높아 향후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이 새로운 시장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표2-2] 참조>.
이러한 기술적 한계와 시장 전망과 맞물려 있는 파이어폭스OS의 목표 시장은 주요 이해 관계사인 모질라 재단과 텔레포니카의 의지와 역량과도 맞물려 있다. 우선 모질라 재단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개 소프트웨어를 지지하는 비영리 조직이며, 현재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와 함께 Top 3 브라우저로 알려진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개발사이다. 그리고 모질라 재단은 이미 2007년 이전부터 데스크탑용 웹 브라우저에 추가 기능을 지원하는add-ons 및 Extensions 을 개발자를 지원해 오고 있는 등 개발자 생태계를 유지 및 관리해 온 경험이 있다. 이처럼 기존의 개발자 생태계 유지 관리 경험을 활용하는 동시에 중저가 시장의 사용자들에게 인터넷 사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모질라 재단이 스마트폰OS 시장에 진입한 배경이 된 것 같다.
텔레포니카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입자 기준 세계 5위 이동통신 사업자이다. 텔레포니카는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지역과 스페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 지역들은 대부분 중저가 시장으로 2012년 3분기 현재 스마트폰 보급율이 25.3%에 지나지 않는 시장이다<[표2-2]참조>.
텔레포니카가 이들 중저가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율을 높이기 위해 파이어폭스OS를 강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HTML5 관련 기술인 WebRTC 전문 기업로 텔레포니카에게 인수된 tokbox의 CEO인 Ian은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 개발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들 제품은 중남미 중심으로 먼저 출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텔레포니카 본사가 있는 스페인의 스타트업인 긱스폰이 파이어폭스OS 기반의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으며[3] 텔레포니카가 제조사들에게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을 개발해 주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표2-2] 지역별 스마트폰 보급율(%)

Source : Gartner(2012)
이러한 파이어폭스OS의 시장 접근은 [그림2-1]처럼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텐슨 교수의 와해성 혁신 기술의 궤적을 따르는 것 같다. 아직은 기술적 제한으로 낮은 성능에 만족하는 고객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지만, 점차 기술이 보완되면서 고객군을 확대시켜가는 전략을 향후 전개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림2-1] 와해성 혁신 궤적

Source : Christensen, Raynor et al(2001) “Skate Where the money will be”, 신동형, 송재용(2011) “이노베이션 3.0” p31
2.2. 타이젠, 삼성전자의 차세대 웹 기반 스마트폰 개발을 위한 Seed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
최근 타이젠이 주목받는 이유는 휴대폰 및 TV 산업 내 1위인 삼성전자가 주요 이해 관계자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타이젠OS를 앱 개발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삼성전자의 에반젤리스트들이 주관을 했으며, 질문도 삼성전자의 바다OS와의 차이, TV 적용 시점 등이 주를 이뤘다.삼성전자가 타이젠OS을 투자하는 이유에는 바다OS 실패를 넘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일부 의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웹 기반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의 Seed를 찾겠다는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4]. 이런 접근은 삼성전자의 과거 움직임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도 리눅스용 휴대폰을 개발해 왔었다. 개발 당시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여기에 투입된 개발 인력과 개발력이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 개발에 활용되면서 휴대폰 산업 1위로 올라서는데 기여했다. 아직 기술적 제한이 있는 웹 OS를 기반으로 고가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것은 향후 도래할 스마트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관련 인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2013년 1월 타이젠OS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들을 들을 수 있었다. 삼성 MSCA(Media Solution Center America)에서 재직 중인 발표자가 바다OS와 타이젠OS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바다OS는 중저가 시장을 대상으로 했으며, 타이젠OS는 고가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웹의 기술적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여 기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못 했다. 그리고 그는 질문 자리에서 타이젠OS 뿐만 아니라 파이어폭스OS 기반의 스마트폰에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삼성전자는 다양한 웹 기반 OS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하며 개발자를 확보하고 필요한 기술 요소를 정의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2.3. 우분투는 Unified 접근이나 시장 침투에는 시간이 걸릴 듯.
우분투는 리눅스 기반 무료 OS로 PC용 리눅스 OS중 가장 인기있는 OS로 알려져 있다. 2012년 MWC에서 우분투는 기존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이지만 설치대 (Dock)에 장착하면 스마트폰 화면이 꺼지면서 TV를 스마트TV로 전환시켜주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우분투의 새로 나올 스마트폰OS에 대한 설명을 보면, 멀티 스크린 시대에 다양한 기기에 우분투의 OS를 통합적으로(Unified) 접목시키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분투의 접근은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우분투 스마트폰OS를 적용할 단말 제조사 그리고 앱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분투가 PC 제조사와 주로 협력을 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협력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3. 파이어폭스OS가 기존OS에 ‘+1’이 되는 웹 기반 OS로는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음.
아직은 웹 기술의 한계로 웹 기반 스마트폰이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웹 접속성 확대, 웹 기술의 진화 등이 웹 OS의 기회와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단계로 예상 가능 시나리오는 기존의 iOS와 안드로이드OS에 새로운 OS가 하나 정도 덧붙여지는 ‘2+1’[5]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새로운 모바일 OS로 관심받고 있는 파이어폭스OS, 타이젠OS, 우분투OS를 간략하게 살펴봤을 때, 현재 OS 자체로는 기술-시장간 적합도가 가장 높은 파이어폭스OS가 ‘+1’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존의 스마트폰 대비 웹 기반 스마트폰은 성능면에서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제약 하에서 고성능이 적게 요구되는 중저가 시장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 동형 생각 : 파이어폭스OS 확산에도 걸림돌이 있기는 하다. 현재 iOS, 안드로이드OS가 웹 엔진으로 웹킷(Webkit) 중심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반면, 파이어폭스는 모질라 재단의 자체 엔진인 게코(Gecko)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모질라 재단에서도 모질라 주니어라는 웹킷 기반의 웹 브라우저를 준비 중이기는 하지만, 향후 어떻게 파이어폭스OS에 적용할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웹 엔진 표준이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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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체적인 내용은 2013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3에서 공개하겠다고 언급해 이번 보고서에는 공개한 일부 내용만 포함 [2] 웹 기반 OS는 간략하게 웹 언어로 개발된 OS임. 기존의 iOS, 안드로이드OS 등 스마트폰용OS는 기계어인 C 언어 등으로 만들어져 앱들이 기기 성능에 대한 종속성이 큰 반면, 안정적이고 반응·실행 속도가 높음. 이에 반해 웹 기반 OS의 앱들은 기기 성능에 대한 종속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반응·실행 속도가 낮음. 최근 HTML5 등 기기(Client)단 제어가 가능한 웹 개발언어가 나오면서 웹 기반 OS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음.
[3] http://www.theverge.com/2013/1/22/3902812/mozilla-developer-phones-firefox-os-peak-keon
[4] 타이젠OS 주요 이해 관계자 중 개발자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관리 유지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없음. 주요 이해 관계자인 삼성전자, 인텔, NTT-Docomo는 아직 개발자 커뮤니티를 성공적으로 관리해 본 경험이 없으며, 삼성전자의 바다OS 중단은 개발자 들에게 연속성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함. 애플은 2002년부터 WWDC(개발자 컨퍼런스)를 이끌어 왔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성과 개발 편의성, 연속성 등을 개발자들에게 심어줘 앱스토어가 가능해짐.
[5] MS의 OS와 블랙베리OS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웹 기반 OS가 아니어서 기존 OS 경쟁상대로 판단되어 검토에서 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