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는 왜 실패했나?

[그림1] 휴대폰 제조사들의 매출원가 비중

Source : 각사 IR 자료 및 추정

 2007년 애플 아이폰으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이 초기에 가장 치열했던 OS의 시장 표준이 어느 정도 결정되는 등 2013년 현재 라이프 사이클 상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OS 시장 표준화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에서 물러났을 뿐만 아니라 타사에 매각 또는 매물로 나온 상황에 다다랐다.

 하지만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은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의 선두주자(First Mover)였던 HTC도 틈새 제조사 지위를 넘어서지 못한 체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 그 예로 HTC는 자사의 플래그십(Flagship)모델인 HTC One이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2013에서 전문가들로부터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HTC가 주류 제조사로 거듭나지 못한 이유로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제품의 높은 원가구조와 대물량화 대응에 필수적인 SCM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 시장 확대에 노력하다가 미국 등 스마트폰 핵심 시장인 미국 시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성과 애플등 주류 플레이어들의 판 속에서 자신의 게임 룰을 만들지 못했다.

1. HTC는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개발·제조 역량이 부족함.



가) HTC는 매출 원가 비중이 높아 원가 경쟁력이 부족

 HTC는 2010년 스마트폰 전문기업들의 매출원가 비중이 60% 이하였을 때도 이미 70% 수준이었으며, 2012년 기준으로 HTC의 매출원가 비중은 75%에 달하는 등 원가 경쟁력이 부족하다.

나) 1억대 수준의 SCM 역량을 확보하지도 못한 체 상황이 악화됨.

 HTC는 2011년 당시 0.5억대 이상 판매 목표와 점진적으로 1억대 판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10년부터 소니에릭슨 출신의 운영, 구매 및 제품 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SCM 역량 확보를 위해 준비해 왔었다. 하지만 2011년 0.4억대 수준의 판매로 Peak를 찍고 하향세를 그리며 大 물동량 기반의 SCM 인력을 제대로 활용해 보지도 못했다.

 또 2013년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찬사를 받은 HTC One의 경우 부품 수급 이슈가 있어 초기에 적절하게 시장대응을 하지 못했었다.



2. 자원 배분을 이머징 시장 중심으로 진행하다가 기존 선진 시장의 기반을 잃어버림.


 [그림1]에서처럼 HTC는 원가경쟁력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시장 기회를 보고 2011년 살사(Salsa) 차차(Chacha)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도전적으로 이머징 시장을 개척했다. HTC가 이머징 시장에서는 2010년부터 2012년간 CAGR (Compounded Average Growth Rate)기준 101.7% 성장했고, 특히 중국에서는 164.8% 성장했다. 하지만 자원 배분이 이머징 시장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기존의 성공적이었던 선진 시장에서 급격히 쇠퇴했다.

[그림2]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추이 vs. HTC 실적 추이

Source : Gartner 및 IR 자료 기반 추정

 그 사이 2011년 HTC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실적이 엇갈리게 되었다. 2012년 기준으로 동일한 안드로이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경쟁해 온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M/S가 9.0%p 증가한 반면, HTC는 10.5%p 감소했다. HTC의 잠재적 시장을 삼성전자에게 빼앗겼다고 볼 수 있다.


[표1]미국 시장 내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M/S 추이(%, ’10 ~ ’12)


2010
2011
2012
애플
22.9
30.1
37.7
HTC
15.0
17.1(+2.1%p)
6.6(-10.5%p)
삼성
10.0
16.2(+6.2%p)
25.2(+9.0%p)
Source : Gartner 및 IR 자료 기반 추정

3. 삼성전자라는 주류 플레이어들의 물량 공세 판을 뛰어넘지 못함.
 ‘전화벨이 울릴 때 스마트폰을 뒤집으면 벨소리가 나지 않는 등 여러 혁신적인 시도’를 했으나, 삼성전자가 빠르게 도입 적용하는 동시에 빠르게 시장에 알려 처음 시도한 제조사가 HTC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처럼 HTC는 삼성전자의 ‘스피드와 물량 공세’ 판을 뛰어넘지 못했다. 또한 애플과 삼성이 특허 분쟁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이들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두 기업으로 포지셔닝되면서 HTC의 자리는 더욱 더 없어졌다. 이처럼 삼성은 대량으로 물량 공세를 해왔고, 애플은 스마트하게 R&D와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 그 사이에서 HTC의 자리는 더 없었다.

[표2] 삼성전자, HTC, 애플 영업 비용 추이(%)


2010
2011
2012
삼성전자
22.5
22.2
22.4
HTC
14.3
13.5
18.7
애플
10.6
8.5
8.3
Source : Gartner 및 IR 자료 기반 추정